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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1)

‘세상을 움직이는 권력, 알고리즘’

기사입력 2020-11-04 오후 1:10:34 입력
페이스북 트위터

▲ (자료 사진. /SNS 타임즈)

 

[SNS 타임즈] 알고리즘 작동 방식은 내부자 말고는 알기 어렵다. 해당 플랫폼이 평상시에 내가 선호하는 뉴스나 컨텐츠를 시의 적절하게 잘 전달해주니 선의를 믿게 된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호모데우스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그밖의 다른 알고리즘들이 모든 것을 아는 신탁이 되면, 그 다음은 대리인으로 진화하고, 마침내 주권자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간이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누구의 도움을 받으려고 할까?

 

고대시대엔 신전(神殿)에서 신의 계시를 구했고, 중세시대엔 성당으로부처 신의 인도를 간구했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인간이 중심이 되는 근대와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권위는 신에서 전문가로 옮겨왔다. 자녀의 미래 진로를 위해 선생님과 상담하고, 의사의 조언을 받아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회사 M&A를 위해서는 법률가와 회계사를 찾아간다.

 

이것이 일반적인 현대의 모습이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AI의 시대는 다른 것을 요구하고 있다.

 

AI 시대의 신()은 알고리즘

 

사실 요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의 중심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옮겨가고 있다.

 

데이터가 방대하고 AI의 알고리즘이 정교해줄수록 AI는 점점 신()에 가까워지니 사람들이 모여들 수 밖에 없다. 마치 고대 시대에 중대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신의 계시를 통해 답을 얻고자 신전(神殿)을 찾았던 것처럼, 요즘 사람들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AI가 있는 현대판 클라우드 신전으로 몰려드는 것이 유사하다.

 

이런 현상을 보고 현대판 예언자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유발 할라리 교수는 저서호모데우스에서 인간이 신()으로 변모하려는 순간 인간의 권력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했다.

 

2009년 전세계를 휩쓴 신종 플루를 보건 당국이 아니라 구글이 더 정확히 예측했다. 환자 숫자부터 유행 지역까지 맞췄다. 구글 검색창에 입력된 질병 관련 키워드 5000만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였다.

 

세상을 움직이는 알고리즘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알고리즘이다. 컴퓨터가 수행할 일을 순서대로 알려주는 명령어의 집합 알고리즘은 SNS, 검색 엔진, 위성 항법, 음악 추천 등 모든 시스템을 세상에 제공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개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을 추천해주는 개인화에 특화된 알고리즘으로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 다음 역시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특화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를 더 많이 끌어 모우고, 더 오래 붙잡아 둔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다음이 사용하는 알고리즘의 원리는 간단하다. 인터넷 필터로 당신이 좋아할 것들을 걸러낸 후, 이것을 당신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당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다시 당신에게 추천한다.

 

이런 방식으로 당신이 누구인지, 뭘 원하는지, 뭘 찾을 것인지, 알고리즘을 만들어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끝임없이 만들어내는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업그레이드해간다.

 

문제는 이 알고리즘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있고, 내가 좋아하는 생각만 있고,내가 좋아하는 관심사만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의 영상 추천 알고리즘 구성 원리.

 

플랫폼 알고리즘은 빅브라더

 

세계 싯가 총액 상위 기업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인데 모두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이들의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우리사회의 빅브라더가 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 기업들의 막강한 독점력을 경계하며 기업 분할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을 정도다.

 

구글은 검색 광고의 88%,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소매시장의 43%와 전자책 시장의 74%를 점유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전세계 인구의 20%가 가입하고 있다.

 

구글은 사람들이 검색 과정에서 생성한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빼앗아간다. 구글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은 사람들의 시간과 관심을 빼앗기 위해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가고 있다.

 

거대 플랫폼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세상 경제를 지배할 뿐 만 아니라, 사람들이 구글과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미디어에 접속하면서 사람들의 생각까지 지배하고 있다.

 

국내에서 지난 대선,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의 뉴스 재배치 건이 정치권에서 이슈가 됐었다. 검색 점유율 70% 이상을 점유하는 포털 네이버는 뉴스를 스스로 만들지 않지만, 언론사들의 슈퍼 언론사로서 뉴스 소비의 50% 이상, 미디어 시장을 먹여 살리는 광고 시장 매출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뉴스 조작, 재배열, 댓글 편향성 등으로 인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자, 뉴스 배치 알고리즘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영향력이 지대하다.

 

구글, 카카오, 네이버 등 포털들은 자신들만의 뉴스 추천 편집 알고리즘을 가지고 뉴스를 서비스 하고 있다. (출처: iStock)
 

페이스북은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친구가 뉴스를 포스팅하고 댓글 남기기로 공유할 뿐이다. 그러나 은밀하고 의도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어떤 컨텐츠를 전달할지 결정함으로써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플랫폼 알고리즘 조작으로 특정 정당 지지도와 대선이나 총선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당선자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구글의 검색 플랫폼 역시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개인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회사나 상품에 대한 호감도 등을 바꿀 수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알고리즘 위력을 활용해 세상을 암암리에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빅브라더가 될 수 있다.

 

플랫폼에 연결된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의도에 따르게 하거나 자신들이 권력에 복종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알고리즘이란 기술에 숨겨진 의도로 세상의 권력을 바꾸거나 만들 수도 있다.

 

현대판 빅브라더는 플랫폼상에서 AI알고리즘으로 세상의 신을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기업들이다. (출처: 인터넷)
 

알고리즘은 긍극적으로 주권자(主權者)의 위치로 상승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호모데우스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그밖의 다른 알고리즘들이 모든 것을 아는 신탁이 되면, 그 다음은 대리인으로 진화하고, 마침내 주권자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은 알고리즘이 우리가 질문할 때 대답을 해주는 (그러나 결정은 우리가 하는) 신탁의 역할을 하지만, 머지않아 알고리즘에게 최종 목표만 부여하면 우리가 감독할 필요 없이 알아서 목표를 실현하는 대리인이 될 것이고, 나아가 알고리즘이 더욱 진화를 거듭하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결정하는 주권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알고리즘이 신탁, 대리인, 주권자로 발전해나가는 단계를 우리가 자동차로 모르는 길을 찾아갈 때 많이 사용하는 GPS기반 내비게이션 앱의 이용형태에서

비교해본다.

 

처음에는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이 그저 신탁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질문을 하면 신탁이 답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하지만 신탁이 우리의 신뢰를 얻으면, 그 다음은 대리인으로 변신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알고리즘에 최종 목표만 부여하고, 그러면 우리가 감독할 필요 없이 알고리즘이 알아서 그 목표를 실현한다. 우리가 무인자동차에 내비게이션 앱를 연결하고집까지 가장 빠른 길로 가줘또는, “가장 경치 좋은 길로 가줘또는오염을 최소로 일으키는 길로 가줘라고 말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명령은 우리가 하지만, 그 명령을 실행하는 것은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의 몫이다.

 

궁극적으로 내비게이션 앱의 알고리즘이 주권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난 권력을 갖고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된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은 우리를 조종하고 우리의 욕망을 주무르고 우리 대신 결정을 내리기 시작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앱이 너무나 훌륭해서 모든 사람이 사용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1번 도로는 막히지만 2번 도로는 비교적 소통이 원활한 상황에서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이 모든 운전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면, 모든 운전자가 2번 도로로 몰려 결국 그 도로도 막힐 것이다.

 

모두가 같은 신탁을 이용하고 모두가 그 신탁을 믿을 때, 신탁은 주권자로 변한다. 이 경우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은 우리 대신 생각해야 한다. 예컨대 2번 도로가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을 절반의 운전자들에게만 알려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이 정보를 비밀로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2번 도로를 막히지 않게 하면서 1번 도로의 체증을 해소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이 이 정도의 기능을 수행하면, 제한적이나마 주권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최종적인 결정은 여전히 사람의 몫

 

알고리즘 작동 방식은 내부자 말고는 알기 어렵다. 해당 플랫폼이 평상시에 내가 선호하는 뉴스나 컨텐츠를 시의 적절하게 잘 전달해주니 선의를 믿게 된다.

 

공경하고 두려워한다는 의미를 갖는 경외(敬畏)하는구글 신’(), ‘네이버 신’()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현상이 이해된다.

 

21세기의 신기술들은 이렇게 인본주의 혁명을 뒤집어, 인간에게서 권한을 박탈하고 비인간 알고리즘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끔찍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런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고 코로나 사태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중 다수가 사생활과 개별성 등 개인 기본권리를 포기하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플랫폼과 네트워크 연결이 몇 분이라도 끊기면 불안감을 느낀다.

 

이와 같은 인간에서 알고리즘으로의 권한 이동은 주변의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 쉽게 용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고리즘의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이 중요하기때문에 알고리즘의 결정에 물음을 던지고, 그 아래 깔린 동기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하는 독재적이고 오만한 알고리즘으로 동작되는 AI를 객관적인 만능 해결사 내지는 신()으로 우러러 받드는 미래 세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AI 오류와 결함은 물론, 인간의 결점과 약점까지 이해해야 한다.

 

2020 10월 미국 하원이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4개 빅테크를 꼭집어 반독점법을 개정을 해서라도 이들을 규제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이상일 논설고문 (editor@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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